셜록홈즈 원작팬은 아니라서 초딩때 읽었던게 가물가물한데
이 망할 모팻과 게이티스 형님께서 훌륭한 덕드라마를 만들어주셔서 시름시름...
셜록 캐스팅 보고 욕나오게 좋더라ㅠㅠ 뭐 저렇게 셜록같이 생긴 애가 다 있지?! 저렇게 밀랍인형에 무균재배 된 것 같은 츤데레 귀요미인데 목소리는 알란 릭맨이야! 이상해! 좋아! 멋있어! 귀여워! 셜로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왓슨역을 마틴이 맡는다고 했을 때 주드로 왓슨보다는 납득이 되었던게 사실이다. 마틴은 원래 좋아하니까 나와주면 땡큐~ 라고 생각했는데 외유내강하면서도 셜록같은 인간을 참아줄 수 있는 보살 존 왓슨 역에 적역이더라. 마틴 좋아요 마틴! >ㅅ< 수건 걸고 다닐때부터 좋아했지~
그리고 레스트레이드.
나 사실 레스트레이드 원작에서 기억 못해 -_-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 안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BBC에서 루퍼트 그레이브스를 캐스팅해버리다니! 그래요. 나 루퍼트팬이에요ㅠㅠ 전망좋은 방에서부터 저 귀여운 남동생은 누구지! 하고 찍어놨었어요ㅠㅠ 모리스에서 보고 올레! 했어요ㅠㅠ 제임스 아이보리 취향 존나 좋아요ㅠㅠ 그 뒤로 나이 먹으면서 미모가 방황하는 것 같아서 마음 아팠지ㅠㅠ 포사이트 사가에선 괜찮았지만 Death At A Funeral에서는 좀.....이제 루퍼트도 중년이 되어버렸어! 하고 슬퍼한 것도 잠시뿐. 셜록에 레스트레이드역으로 나온다고 해서 그게 누구여...-_- 했는데 엄마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슈바 루퍼트가 미중년이 되었네!!! 반백의 머리에 검은 코트 휘날리고 나오는데 쓰러짐 ㅇ<-< 레레 존나 멋있어ㅠㅠㅠㅠ
마지막으로 마이크로프트.
역시 기억 못..........셜록에게 형이 있었나 -_-; 그리고 이분이 원흉; 모팻과 함께 날 셜록에 빠트린 원흉;;; 마크형님은 닥터후에서 라자러스 교수역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마이트로프트 최고다! 난 1편에서 보고 모리아티인줄 알았지. 대놓고 낚시ㅋㅋ 마형님에 빠져서 라자러스 교수 에피 다시 봤잖아. 목소리도 멋있고 그 매끄러운 벨벳처럼 흘러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형님 만세ㅠㅠ
아무튼 그래서 셜록을 파게 되었는데...
내 최애는 셜존인데 셜존은 이상하게 썰도 잘 못풀겠고 연성도 잘 못하겠단 말이지.
뭘해도 원작 퀄리티를 따라갈 수가 없어!
모팻과 마크횽님이 존잘연성을 본방에 해놨는데 내가 해봤자... ´ㅅ` 하는 기분이 들어서 셜존은 깨작깨작...
그런데 갑자기 레셜에 발려서 레셜 연성에 엄청나게 공을 들이게 되었고 ㅇ<-<
레셜이 술술 나오는 이유는 레셜 구도가 내 취향이라서인듯.
나는 짝사랑공과 미인수를 좋아하고 어느 한쪽이 감정에 둔감한 상태에서 조금씩 감정을 배워나가는게 좋은거야.
게다가 레레가 어른다운 어른이라 좋다. :Q
아직까지는 셜록에서 딱히 싫은 커플링은 없는듯.
꼴랑 3편짜리라 2시즌 나올 때까지 약발이 모자랄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다.
추석 끝나고 원작책이랑 그라나다 홈즈나 달려볼까.
셜록 선점용 글.
블로그 개설하면서 셜존셜로 수위가 없는게 이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셜록, 나 왔………으악!”
무거운 식료품 봉지를 안고 계단을 올라온 존은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기함을 하고 말았다. 계란과 피클병과 우유와 토마토 등등이 든 봉지를 발등 위로 떨어뜨리지 않은 것이 용했다. 그랬다면 익히지 않은 오믈렛으로 엉망이 된 마룻바닥을 오후 내내 닦아내야 했을 테니까. 겨우 봉지를 옆에 내려놓은 존은 자신이 뭔가 잘못 본 게 아닌가 눈을 끔뻑이며 창가를 바라보았다. 존의 플랫메이트인 셜록 홈즈가 흠뻑 젖은 알몸에 얇은 가운만 겨우 걸친 채 키보드를 맹렬하게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셔, 셜록…? 뭐하는 거야?”
셜록은 존의 물음에도 돌아보지 않고 키보드를 치며 대답했다.
“보면 모르겠어? 이틀째 붙잡고 있던 살인사건의 트릭을 풀고 있는 중이잖아. 샤워하다가 갑자기 돌파구가 떠올랐거든.”
아, 그래서….
―하고 쉽게 납득하는 자신이 셜록과 지나치게 붙어 지냈다고 존은 생각했다. 이젠 냉장고 속에 사람 머리가 있어도, 선반 위에 해골이 놓여있어도, 전자렌지 안에 안구가 있어도 놀라지 않았다. 지금처럼 셜록이 2010년의 아르키메데스 같은 짓을 하고 있어도 그의 말 한 마디에 금방 납득하고 익숙해져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두 사람은 함께 살고 있는 것을.
같은 집에서 일어나 사건이 없을 땐 함께 먹고 사건이 생겼을 땐 함께 현장을 누비고 다니며 같은 집으로 돌아와서 한 지붕 아래 잠드는 존과 셜록은 이미 플랫메이트라고 하기에도 친구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연인이라고 하기에도 애매모호한 거리에 있었다. 마치 방안 깊숙이 의자에 앉아있는 셜록과 문가에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자신의 거리처럼. 존은 탁탁탁 경쾌한 소리를 내며 타자를 치고 있는 셜록을 뒤로 하고서 말없이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내려왔을 때 그의 손엔 커다란 타월이 들려 있었다.
존은 조용히 셜록의 등 뒤로 다가갔다. 셜록의 젖은 몸에는 짙은 물빛으로 변한 얇은 가운이 어깨와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앞도 여미지 않은 옷깃 사이로 적절한 근육만 잡힌 마른 가슴이 엿보였고 그 아래로 이어지는 납작한 배와 옴폭한 배꼽도 보였다. 타자에 몰입하느라 편히 벌어진 두 다리 사이엔 아슬아슬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머리칼 끝과 팔꿈치에서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의자와 바닥과 책상 가장자리는 셜록이 흘린 물기로 젖어있었다. 존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젖어서 더 구불거리는 셜록의 검은 머리 위로 타월을 덮었다. 그러자 셜록이 타자치는 손을 멈추지 않고 물었다.
“뭐하는 거지?”
“이대로 있다간 감기 걸려, 셜록.”
존은 셜록의 젖은 머리칼을 타월로 그러모아 물기를 짜고 두피를 살살 문질러서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셜록은 그런 존을 제지하지 않고 탁탁탁 타자에 열중했다. 존은 셜록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휘저으며 말리고 젖은 귀 뒤와 귓바퀴를 닦아주고 이마와 목덜미와 어깨의 물기도 타월로 톡톡 두드려주었다. 존의 따뜻한 손가락이 셜록의 서늘한 살갗을 어루만지자 기분 탓인지 셜록의 타자치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는 것 같았다. 존이 셜록의 턱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고 목과 쇄골, 가슴까지 닦아내려갔을 때, 여태까지 말이 없던 셜록이 뿌루퉁하게 입을 열었다.
“…존, 방해 돼.”
“아, 미안. 머리만 좀 더 말리면 되는데 그만 할까?”
존은 셜록의 몸을 닦아주던 손을 멈추고 물었다. 상반신의 물기는 대충 닦아냈으니 지금 그만둬도 감기에 걸릴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머리까지 다 말리면 더 좋겠지만. 존이 선뜻 물러나려 하자 셜록은 흘깃 뒤를 돌아보더니 말없이 다시 작업으로 돌아갔다.
“계속해도 좋아. 난 멀티테스킹이 가능하니까.”
존은 흡사 흠뻑 젖은 꼬락서니로 주인에게 다가와서 ‘내 털을 말리도록 허락해줄게’ 라고 새침을 떼는 버릇없는 강아지 같은 셜록의 태도에 웃음을 터뜨릴 뻔 했다. 물론 진짜로 웃어버렸다간 셜록이 자신에게 며칠 동안이나 갖은 심술을 부렸겠지만. 다행히 소리 없이 미소만 지은 존은 셜록의 머리를 타월로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날 존이 셜록의 머리칼을 다 말려줄 때까지 셜록의 타자소리는 아주 아주 천천히 이어졌고 존은 쿡쿡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꽤 고생을 해야 했다.
현장에서 사건을 지휘하던 레스트레이드는 목구멍을 간질거리며 올라오는 기침 때문에 돌아섰다. 며칠 전부터 칼칼하던 목이 본격적인 감기로 악화된 모양이다. 부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있는 힘껏 소리를 억누르고 목 안쪽에서 쿨럭거렸다. 겨우 기침이 가라앉았을 때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런던 경시청의 경감이 감기에나 걸리다니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군요."
비난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알 수 없는 매끄러운 목소리는 레스트레이드가 잘 아는 키 큰 남자의 것이었다. 기침 때문에 눈가까지 벌게진 레스트레이드는 어느새 등 뒤에 와있는 남자에게 돌아서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홈즈씨."
돌아서자마자 부드러운 감촉이 목덜미에 내려앉았다. 흠칫 놀라 긴장한 레스트레이드는 자신의 목에 걸쳐진 물체를 내려다보았다. 머플러. 질 좋은 캐시미어. 색깔은 레스트레이드의 눈 빛깔과 잘 어울리는 포근한 밤색이었다. 레스트레이드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자 마이크로프트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무리 런던의 범죄를 소탕하느라 바쁘다지만 건강을 등한시 하면 되겠습니까. 목이라도 감싸고 다니세요."
희고 반듯한 손가락이 레스트레이드의 목에 머플러를 묶어주었다. 푹신한 머플러 자락 사이로 가려졌다 드러났다 하는 하얀 맨손가락을 보고 레스트레이드는 그의 손가락도 자신의 드러난 목 못지않게 추워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수위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뭐 별거 안나오니까 공개로.
버진이라고 놀림받아서 짜증내는 셜록을 형님 돋는 레레가 체리 졸업 시켜주려고 바에 데려가는 썰이 귀여워서 실시간으로 써갈겼네ㅋㅋ
글이 저질이라 죄송합니다...;
벌써 몇 병이나 비웠는지 모른다. 레스트레이드는 털어넣으려던 위스키잔이 텅 빈것을 보고 가까이 있는 병을 집었다. 하지만 그 병도 비어있었다. 내가 다 마셨나? 그건 아닐 것이다. 여기 널브러져 있는 술병의 술을 혼자 다 마셨다면 지금 자신은 바 테이블이 아니라 앰뷸런스를 타고 있을 것이다. 천재 탐정이 아니라도 이 정도는 유추할 수 있다. 함께 술을 마신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셜록?"
그러자 옆자리에서 마찬가지로 술이 나오지 않는 술병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노려보며 허공에 흔들고 있던 셜록이 꼬부라진 혀로 대답했다.
"허? 레흐트라드....?"
셜록은 6번째로 다가왔던 여자 2인조가 그의 친절한 독설에 질려 도망쳐버린 후로는종족번식을 전제로 하지 않은 캐주얼한 교미보다 빠른 알콜 흡수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레스트레이드는 그런 셜록에게 뭐부터 가르쳐야할지 막막했다. 처음 만난 여자에게 어째서 "당신은 배란기입니까? 하복부가 약간 부풀어있는 것을 보니 그럴 가능성이 높군요. 콘돔이라 불리는 라텍스 피임기구의 피임방지 확율은 100%가 아닙니다. 배란기의 난자와 나의 활발한 정자가 만나면 원치않는 임신이 될 가능성이 높지요. 그 리스크를 감수하고 나와 교미하겠습니까?" 라고 말하면 안되는지부터 설명해야할까, 안주를 집어먹던 여성이 "어머 나 살찌는데. 나 뚱뚱해보이죠?" 라고 말할 때 "그렇군요. 당신의 체지방은 건강한 20대 여성의 평균치를 웃돌고 있습니다. 지금 먹고 있는 치킨 너겟을 다 먹으면 내일 아침 0.3% 정도 더 올라가겠군요." 라고 하면 안되는 이유부터 가르쳐야할까. 현명한 레스트레이드는 셜록에게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고 한잔 두잔 계속 잔을 채워주었다. 그렇게 해서 2시간 뒤엔 둘다 고주망태가 되어버렸다.
"레흐트라드.....오늘의 시도는 실패야... 난 실패해써...."
텅 빈잔을 벌써 세번째 입안에 털어넣으며 셜록이 중얼거리자 레스트레이드는 그의 등을 팡팡 쳐주며 위로해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셜록! 오늘만 날이 아니지 않은가! 자넨 잘생기고 키도 크고 언변술도 뛰어나니까......아니 입만 다물고 있으면 동정 딱지는 금방 뗄 수 있을 거야. 나만 믿어!"
레스트레이드는 술에 취하면 긍정적이 되는 사람이었다. 그 근거없는 긍정적 발언에 셜록은 푹 수그리고 있던 고개를 들고 레스트레이드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레스츠라드.....근거없고 비과학적인 응원이지만 기분이 좋아지는근...."
셜록이 순순히 고맙다고 말할 줄 몰랐던 레스트레이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셜록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고..고맙긴. 나도 자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지 않은가. ..........그런데 셜록 자네 눈동자가 정말 예쁘군. 물망초 같은 하늘색이야..."
"그러는 당신 눈은.........잿빛이 섞인 블랙이군.....비구름이 낀 밤하늘색...내가 좋아하는 하늘이야..."
서로 시선이 마주친 두 사람의 얼굴이 서서히 가까워졌다.
이제 슬슬 계산해달라고 그들의 테이블로 다가온 웨이트리스는 두 남자가 격렬하게 키스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흠칫 놀라 뒷걸음질쳐서 가버렸다. 부킹한 여자들을 죄다 퇴짜 놓더니 역시 호모였던 모양이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방이나 잡을 것이지.
다음날 셜록은 깨질듯한 두통과 그보다 더 큰 둔통을 느끼며 깨어났다. 술을 마셨으니 머리가 아픈 건 논리적으로 이해 가능하다. 그러나 어째서 엉뚱한 곳에서 저릿한 아픔이 올라오고 있는 것인가.
머리를 싸매쥔 셜록은 어젯밤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5번째로 테이블에 찾아왔던 여자가 자신에게 술을 끼얹었던 것이다. (물론 잘 피했기 때문에 피해는 없었다.) 아니...조금 더 기억 난다. 누군가 내 눈이 예쁘다고 했다. 기분이 좀 좋았던 것이 기억난다. 그게 몇번째 여자였을까.... 두통이 더 심해진다. 셜록은 이불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기억을 더듬었다. 이럴땐 빙글빙글 돌고 싶은데 빙글빙글 돌았다간 두통이 심해져서 토할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어 유감이다. 누군가와 키스한 기억이 난다. 나쁘지 않았다. 술 냄새가 많이 났다. 입술은 따뜻했고 포옹은 강인했다. .........여자 운동선수가 있었던가...? 그러고보니 등을 팡팡 쳐주었던 것 같다. 얼얼했다. 마치 내가 사건을 해결했을 때 레스트레이드가 종종 그랬던 것처럼...........응?
순간 셜록은 두통이 심해지는 것도 무릅쓰고 고개를 홱 옆으로 돌렸다. 그러자 낯익은 얼굴이, 평소보다 수염이 좀더 자라난 그의 얼굴이 셜록과 같은 베개를 베고 있었다. 그는 거의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아슬아슬하게 허리께에만 시트를 감고 입을 벌리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
".......................레스트레이드?"
"드르렁.........커.........."
대답대신 코를 고는 레스트레이드의 드러난 상체엔 몇줄기 할퀸 자국과 붉은 자국이 점점이 남아있었다. 셜록은 1초 정도 망설였다가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을 들쳐보았다. 예상대로 셜록은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속옷까지 다. 오른쪽 발에 절반쯤 신겨져있는 양말은 미처 벗지 못한 실수인가 누군가의 페티시의 잔재인가. 그딴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셜록의 몸에 남은 흔적들이다. 창백할 정도로 새하얀 셜록의 몸에 울긋불긋 수놓은 것은 키스마크였다. 주로 목덜미와 유륜 근처에 집중된 붉은 키스마크는 그의 몸이 어젯밤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추리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었다. 심지어 한쪽 유두는 아직도 발딱 서있어서 이불이 스칠 때마다 따끔따끔 아팠다. 이것은........아니, 아직 판단은 보류하자. 성급한 결론은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셜록은 천근같은 몸을 약간 일으켜서 천천히 다리 사이에 손을 넣어보았다. 아랫배와 허벅지 사이에 말라붙은 점액의 흔적이 불길했다. 그리고 셜록의 손가락이 엉덩이 사이를 더듬어 들어가서 아까부터 아릿아릿 고통을 주던 그부분에 닿았을 때, 셜록은 자신이 필요한 모든 단서를 얻게 되었다. 그는 옆을 돌아보고 아직도 입을 벌리고 자고 있는 레스트레이드의 가슴팍을 매섭게 내리쳤다.
"레스트레이드! 일어나!"
느닷없이 가슴에 호된 일격을 맞은 레스트레이드는 컥하고 숨을 들이켜며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눈앞엔 분노한 얼굴의 셜록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울긋불긋하게 물든 섹시한 알몸도. 레스트레이드는 흐릿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셜록............어제 성공했나?"
그 말에 셜록의 눈썹이 한층 더 높이 치켜올라갔다. 그는 다짜고짜 레스트레이드가 감고 있는 시트를 홱 벗겨내고 그의 엉덩이 사이에 손을 쑥 밀어넣었다. 너무나 빠른 손놀림이라 아직 잠이 덜깬 레스트레이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지미가 우리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IT과의 게이 지미였다면? 하는 썰에서 나온 글.
지미 손나 귀요미ㅋㅋ
XX월 XX일 흐림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안 깬다. 미남 바텐이 주는 칵테일이라도 너무 많이 마셨나봐. 하지만 팁을 바텐더의 슴가골에 끼워주면서 마시는 섹스 온 더 비치는 레알인걸. 아침에 또 지각해서 팀장님한테 혼났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변명은 이제 약발 다 된 것 같다. 커피나 마시러 가야지. 오늘은 시체안치소에 마이 엔젤이 안와서 하루 종일 우울하다.
XX월 XX일 맑음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그 얄미운 여자랑 마주쳤다. 안 어울리는 립스틱을 바르고 양손에 커피를 들고 가고 있었다. 뭐야 3년전 유행색이잖아. 어이가 없다. 커피잔을 훔쳐보니까 둘다 까맸다. 저 여자는 크림을 타 마시는 걸로 아는데 혹시 마이 엔젤의 커피인가! *>ㅂ<*
+ 카페테리아에 물어봤더니 블랙에 설탕 둘이라고 했다. 마이 엔젤....... 씁쓸함 뒤에 달큰하게 퍼지는 맛을 좋아하는구나. 난 크림 둘 설탕 넷인데 앞으론 나도 설탕 둘로 마셔야겠다. ......요즘 뱃살이 좀 나온 것 같아서 고민이다....
XX월 XX일 비
마이 엔젤이 연구실에 왔다고 해서 보러 갔다. 마이 엔젤은 오늘도 타이트한 돌체 앤 가바나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슴을 펼 때마다 단추 사이로 보이는 하얀 속살이......하응! 손가락을 넣어서 긁어주고 싶었다. 마이 엔젤은 딱 붙는 셔츠와 슬림한 자켓이 입고 태어난 것처럼 잘 어울린다. 오늘도 말채찍으로 시체를 때려주길 바랬지만 마이 엔젤은 그냥 시체만 살펴보고 가버렸다. 누군가 같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오늘은 마이 엔젤로 눈을 정화했으니 클럽에서 괜히 눈 버리지 말고 집에 가서 음미하며 자야겠다.
XX월 XX일 흐림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 연구실의 그 여자 블로그를 찾아낸 건 정말로 우연이었다. 맹세컨대 악플을 달려고 찾아낸 게 아니다. (....물론 찾아내는 데는 5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 여자는 샤방샤방한 블로그에 온통 마이 엔젤의 이야기를 써놓고 있었다. 온라인에서까지 우폭하는게 고까워서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앗! 팀장님이 이쪽을 노려본다. 나갔다 오게;
+ 몰리의 블로그는 유치하지만 제법 재미있다. 퇴근 전까지 이 블로그를 좀 더 읽어봐야겠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여자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XX월 XX일 맑음 후 비
식당에서 몰리를 만났다. 내가 인사하자 깜짝 놀란 듯했다. 다행히 오늘 바른 립스틱은 나쁘지 않았다. 피부가 깨끗하니까 맥의 비바글램 가가를 발라주고 싶다. 같이 앉아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어색한 얼굴로 쳐다봤지만 마이 엔젤의 이야기를 슬쩍 꺼냈더니 잠시 후에 우리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몰리는 생각보다 귀여운 여자다. 몰리랑 이야기하면서 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마이 엔젤의 얘기를 알게 되었다. 퇴근하고 차나 마시자고 권해볼까ㅎㅎ
몰리가 마이 엔젤이 언제 오는지 알려줘서 연구실로 내려갔다. 마이 엔젤과 잘 모르는 사람이 신발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몰리도 그 사람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오늘은 만반의 계획을 갖췄고 제일 좋아하는 팬티도 입었다. 난 할 수 있어!!!!!!!! 마이 엔젤은 나를 살짝 덤벙대는 몰리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경계를 풀테지. 하지만 그건 나의 치밀한 계획이자 노림수였다. 난 마이 엔젤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내 연락처를 그릇 밑에 끼워 넣고 왔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을 거야. 오직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마이 엔젤만이 혼자 알아차리겠지. 내가 이렇게 대담한 사람인줄 나도 몰랐다ㅎㅎㅎㅎㅎㅎㅎㅎ 연락이 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앗! 핸드폰 배터리가 한 칸 떨어졌다. 충전해야겠다! 마이 엔젤에게 연락이 오면 몰리에겐 말해줘야지. 몰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남자라도 소개시켜줘야겠다. 마이 엔젤이랑 같이 온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넷이 더블데이트라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ㅎㅎㅎ
XX월 XX일 천둥번개
전화가 오지 않는다.
사건을 해결하느라 바쁜 모양이다.
몰리도 많이 바쁜지 찾아갈 때마다 자리에 없다.
무슨 사건인지 몰라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XX월 XX일 비
전화가 안 온다.
혹시 내 통화대기 시스템이 고장난건 아닐까?
내가 샤워하는 동안 배터리가 방전된게 아닐까?
몰리는 아직도 바쁜가보다.
심심하다.
XX월 XX일 흐림 후 비
아이폰의 런던 전화 수신율에 관해서 구글링 해봤다. 많은 가입자들이 아이폰의 전파 전송력을 불신하고 있다. 빌어먹을 잡스! 마이 엔젤은 전화기를 바꿔야한다.
몰리랑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그냥 가버렸다. 확실하지 않지만 날 피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살도 좀 찐 것 같다. 어쩌면 오늘 입은 색이 팽창색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재생성한 닥터는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닥터답게 새 몸에 금방 익숙해졌다. 전보다 한층 젊어진 육체는 생기가 넘쳤고 혼자서만 알아듣는 횡설수설도 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러나 새로 난 치열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이었다. 신나서 조잘조잘 떠들어대다가 혀나 입술을 깨물기 일쑤였다.
“그 행성은 정말 근사한 곳이었어. 자넨 가본 적 없다고 했지? 안타깝군. 분명히 좋아했을 텐데. 그리고 그 행성 사람들도 자네를 좋아했을 거야.”
로즈가 잠시 집으로 돌아간 사이에 둘이서 타디스를 지키게 된 닥터와 잭은 언제나 그렇듯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잭이 51세기 시간요원으로 활동하며 쌓은 여행 경력은 닥터에 비하면 보잘것없이 빈약했지만 그래도 닥터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줄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그 때문인지 닥터는 잭과 둘이 대화할 때는 평소보다 더 달변이 되었다.
“아주 외진 은하계에 위치한 작은 행성인데 거기 사는 주민들은……아얏!”
신이 나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던 닥터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입을 손으로 가렸다.
아아, 또 혀를 깨문 모양이다.
잭은 입에 손을 대고 아파서 말을 못 잇고 있는 닥터에게 다가가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어디 봐요. 많이 아픈가 보네.”
상처를 보려고 해도 닥터는 고개를 살래살래 저을 뿐, 손을 떼려 하지 않았다.
젊은 몸으로 재생성하더니 성격도 애가 되어버렸나 고집은…….
잭은 한숨을 쉬며 닥터의 뺨을 부드럽게 두 손으로 감쌌다.
“닥터, 이게 벌써 몇 번째에요? 로즈가 돌아왔을 때 닥터 입술이 퉁퉁 부어있으면 내가 혼난단 말이에요. 어디 좀 보자고요.”
잭의 설득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재생성한 이후로 좀 서먹해하는 로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는지 닥터가 입에 대고 있던 손을 내렸다.
그 모습에 쓴웃음을 지은 잭은 약간 벌어진 닥터의 얇은 입술을 살살 만져보며 상처를 찾았다. 아랫입술을 조심스럽게 뒤집자 안쪽의 예민한 살에서 피가 살짝 배어나오고 있었다.
“여기네요. 별로 깊지 않아요. 혀가 다친 건 아니니까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잭은 자신이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갸름한 얼굴이 말 잘 듣는 어린애처럼 끄덕끄덕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장난기가 동했다.
“내가 빨리 낫는 방법 가르쳐줄까요?”
잭이 저렇게 말할 때는 뭔가 꿍꿍이가 있는 법이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닥터는 황급히 몸을 빼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목표를 포착한 잭은 닥터의 뺨을 적당한 힘으로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탄력 있는 잭의 입술이 재빨리 다가와 닥터의 입술에 포개졌다. 상처를 건드리지 않도록 입술 끝을 살짝 건드렸다가 떨어지는 가벼운 키스였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닥터는 깃털 같은 느낌의 키스에 안심해서 반사적으로 참고 있던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짓궂은 웃음을 띤 잭이 다시 키스를 해왔다. 이번엔 혀를 밀어 넣고 입술 안쪽의 상처를 핥았다. 이미 피가 그친 모양인지 잭의 혀끝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물기어린 점막의 감촉과 따뜻한 숨결, 달콤한 키스의 맛 밖에는.
“어때요? 이제 안 아프죠?”
아까보다 훨씬 길고 농염한 입맞춤을 끝내고 얼굴을 놓아주자 닥터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몇 번을 타일러도 말을 안 듣는 애완동물을 바라보는 주인 같은 얼굴이었다. 그 눈빛에 이제 슬슬 도망가야 할 때란 걸 직감한 잭은 말없이 뒤로 물러나서 타디스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왠지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그런 잭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닥터는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만져보았다. 잭의 말처럼 정말로 아픔이 사라져 있었다. 잭이 아무리 51세기 인간이라고 해도 인간은 상대방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돌연변이가 지닌 특별한 능력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닥터가 알고 있는 캡틴 잭 하크니스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다.
“이거 어떻게 한 거야?”
괘씸한 마음은 벌써 온데 간데 사라지고 호기심이 솟구쳤다.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 닥터는 혼날까봐 슬쩍 도망치는 잭의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