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가 우리가 아는 그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IT과의 게이 지미였다면? 하는 썰에서 나온 글.
지미 손나 귀요미ㅋㅋ
XX월 XX일 흐림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안 깬다. 미남 바텐이 주는 칵테일이라도 너무 많이 마셨나봐. 하지만 팁을 바텐더의 슴가골에 끼워주면서 마시는 섹스 온 더 비치는 레알인걸. 아침에 또 지각해서 팀장님한테 혼났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변명은 이제 약발 다 된 것 같다. 커피나 마시러 가야지. 오늘은 시체안치소에 마이 엔젤이 안와서 하루 종일 우울하다.
XX월 XX일 맑음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그 얄미운 여자랑 마주쳤다. 안 어울리는 립스틱을 바르고 양손에 커피를 들고 가고 있었다. 뭐야 3년전 유행색이잖아. 어이가 없다. 커피잔을 훔쳐보니까 둘다 까맸다. 저 여자는 크림을 타 마시는 걸로 아는데 혹시 마이 엔젤의 커피인가! *>ㅂ<*
+ 카페테리아에 물어봤더니 블랙에 설탕 둘이라고 했다. 마이 엔젤....... 씁쓸함 뒤에 달큰하게 퍼지는 맛을 좋아하는구나. 난 크림 둘 설탕 넷인데 앞으론 나도 설탕 둘로 마셔야겠다. ......요즘 뱃살이 좀 나온 것 같아서 고민이다....
XX월 XX일 비
마이 엔젤이 연구실에 왔다고 해서 보러 갔다. 마이 엔젤은 오늘도 타이트한 돌체 앤 가바나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슴을 펼 때마다 단추 사이로 보이는 하얀 속살이......하응! 손가락을 넣어서 긁어주고 싶었다. 마이 엔젤은 딱 붙는 셔츠와 슬림한 자켓이 입고 태어난 것처럼 잘 어울린다. 오늘도 말채찍으로 시체를 때려주길 바랬지만 마이 엔젤은 그냥 시체만 살펴보고 가버렸다. 누군가 같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오늘은 마이 엔젤로 눈을 정화했으니 클럽에서 괜히 눈 버리지 말고 집에 가서 음미하며 자야겠다.
XX월 XX일 흐림
...미리 말해두지만 절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 연구실의 그 여자 블로그를 찾아낸 건 정말로 우연이었다. 맹세컨대 악플을 달려고 찾아낸 게 아니다. (....물론 찾아내는 데는 5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 여자는 샤방샤방한 블로그에 온통 마이 엔젤의 이야기를 써놓고 있었다. 온라인에서까지 우폭하는게 고까워서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앗! 팀장님이 이쪽을 노려본다. 나갔다 오게;
+ 몰리의 블로그는 유치하지만 제법 재미있다. 퇴근 전까지 이 블로그를 좀 더 읽어봐야겠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여자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XX월 XX일 맑음 후 비
식당에서 몰리를 만났다. 내가 인사하자 깜짝 놀란 듯했다. 다행히 오늘 바른 립스틱은 나쁘지 않았다. 피부가 깨끗하니까 맥의 비바글램 가가를 발라주고 싶다. 같이 앉아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어색한 얼굴로 쳐다봤지만 마이 엔젤의 이야기를 슬쩍 꺼냈더니 잠시 후에 우리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몰리는 생각보다 귀여운 여자다. 몰리랑 이야기하면서 나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마이 엔젤의 얘기를 알게 되었다. 퇴근하고 차나 마시자고 권해볼까ㅎㅎ
몰리가 마이 엔젤이 언제 오는지 알려줘서 연구실로 내려갔다. 마이 엔젤과 잘 모르는 사람이 신발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몰리도 그 사람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오늘은 만반의 계획을 갖췄고 제일 좋아하는 팬티도 입었다. 난 할 수 있어!!!!!!!! 마이 엔젤은 나를 살짝 덤벙대는 몰리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경계를 풀테지. 하지만 그건 나의 치밀한 계획이자 노림수였다. 난 마이 엔젤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내 연락처를 그릇 밑에 끼워 넣고 왔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을 거야. 오직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진 마이 엔젤만이 혼자 알아차리겠지. 내가 이렇게 대담한 사람인줄 나도 몰랐다ㅎㅎㅎㅎㅎㅎㅎㅎ 연락이 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앗! 핸드폰 배터리가 한 칸 떨어졌다. 충전해야겠다! 마이 엔젤에게 연락이 오면 몰리에겐 말해줘야지. 몰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남자라도 소개시켜줘야겠다. 마이 엔젤이랑 같이 온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넷이 더블데이트라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ㅎㅎㅎ
XX월 XX일 천둥번개
전화가 오지 않는다.
사건을 해결하느라 바쁜 모양이다.
몰리도 많이 바쁜지 찾아갈 때마다 자리에 없다.
무슨 사건인지 몰라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XX월 XX일 비
전화가 안 온다.
혹시 내 통화대기 시스템이 고장난건 아닐까?
내가 샤워하는 동안 배터리가 방전된게 아닐까?
몰리는 아직도 바쁜가보다.
심심하다.
XX월 XX일 흐림 후 비
아이폰의 런던 전화 수신율에 관해서 구글링 해봤다. 많은 가입자들이 아이폰의 전파 전송력을 불신하고 있다. 빌어먹을 잡스! 마이 엔젤은 전화기를 바꿔야한다.
몰리랑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그냥 가버렸다. 확실하지 않지만 날 피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살도 좀 찐 것 같다. 어쩌면 오늘 입은 색이 팽창색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