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펠튼이 역변한건 유감이지만 애 성격은 참 좋아보인다.
요즘 죽음의 성물을 다시 읽고 있는데 처음 읽을때 롤링이 말포이를 마지막까지 쩌리취급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었지만 영화 보고 책 다시 보니까 롤링이 참으로 관대했구나. 책에선 혼혈왕자부터 죽음의 성물까지 많은 구제의 여지가 말포이에게 주어졌다.
내가 마지막까지 말포이를 좋아했던 이유는 이 아이가 한없이 약하고 어리석고 운도 없고 재능도 발굴되지 않았고 헤르미온느와 론과 같은 친구를 사귈 기회도, 어둠의 마법 속에서 자라면서 옳고 그름을 배울 기회도 없었으면서도 자신의 두려움과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최악의 상황에서 미약하나마 소신껏 옳다고 여기는 행동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누가 볼까 숨어서 세면대를 붙잡고 울던 말포이를, 불바다 속에서 의식을 잃은 고일을 감싸고 있던 말포이를, 정신이 들자마자 죽은 친구의 이름을 부르던 말포이를 좋아한다. 우리 못난 말포이, 약하고 어리석고 그 자체로 한없이 인간적인 너를 내가 많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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